2018
 
2018
Extra Form Output
저자 최호일 
  벤치 C



   사람과 태양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 거미는 햇빛 때문에
   곧 머리통이 터질 것 같아요
   곧 울퉁불퉁한 어둠을 골라
   피부에 이식해야 비교적 오래 살 것 같은데
   모퉁이에는 개의 목소리를 분홍색으로 개어
   깡통에 넣어 파는 상점이 있어요
   따면 목에서 조금씩 소리가 새 나가요
   억압과 자유 사이에서
   온몸에 회색 칠을 하고
   자동차는 납작 엎드려 길을 갑니다
   공기처럼 투명한 사람이 차에 치였어요
   그는 허리도 없고 다리도 없고
   일찍 눈을 뜨는 아침도 없습니다
   빗으로 곱게 빗어 갈래머리를 땋아주면
   곧 울음을 터뜨릴 거예요
   그녀가 나이거나 내가 그녀라면
   햇빛이 너무 밝아 유리병에 넣어서
   뚜껑을 닫아 두었어요
   운동장에 들고 나가 그녀를 철봉에 부딪히면
   하얗게 깨지죠 근처에는 상점과
   운동장이 있고 벤치가 있고 유리병이 있어요
   이런 현상을
   상점이 있고 운동장이 있고 벤치가 있고
   유리병이 깨지는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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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ㅣ
충남 서천 출생. 2009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바나나의 웃음』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