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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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창환 

저 눈빛, 헛것을 만난

 

 

링컨콘티넨털 리무진이 서서히 움직인다

장중하고 위엄 있는 흐린 그림자도 길게 움직인다

 

검은 버스 안의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눈 맞추지 않는다

로스케를 만난 피난민처럼 기가 질린 표정으로 침묵한다

 

장의 행렬이 남긴 무거운 자취를 따라

유기견 한 마리가 퀭한 눈빛으로 허공을 훑어본다

 

저 눈빛, 헛것을 본 모양이다

헛것을 만난 목숨들은 기가 질려 있다

 

한 생애 땀 흘려 헛것을 따라다닌

지나간 목숨 하나만 평안히 누워 있다

 

아무 것도 아니군, 티끌만도 못하군

링컨콘티넨털 리무진에 누워 있는 헛것이 혼자 중얼거린다

 

 

 

 

 

 

 

 

 

 

신작시(조창환).jpeg

조창환 ㅣ

197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허공으로의 도약』 『벚나무 아래, 키스자국』 『마네킹과 천사』 『수도원 가는 길』 『피보다 붉은 오후』 등이 있음. 〈한국시협상〉 〈한국가톨릭문학상〉 〈경기도문화상〉 등 수상. 현재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웹진 월간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