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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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영미 

   

 

 

 

 연(戀) 날리기

 

 

 

 

 

   움켜쥔 손이 날아간다 바람에 지지 않으려고 애를 써본다 연은 처음 자신을 띄어준 것에 대해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를 이리저리 몰고 다닌다 가쁜 숨이 움직이는 자리마다 풀을 돋게 한다 언덕이 생기고 구름이 생긴다 공처럼 튀어 오르기를 여러 차례,

 

   한껏 젖어 누워버린 풀들이 초록 물결을 이루고 있다 연은 잡아두면 생기를 잃고 놓아주면 더 멀리 더 높이 날갯짓이 된다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밀고 당기기를 되풀이한다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인력이 커질수록 바람이 분다

 

   점처럼 작아진 연은 이제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당기지도 놓아주지도 못하고 망설이는 눈망울이 흔들리다 이내 붉어진다 울음이라도 터트릴 듯 먼 곳을 바라본다 짧아진 연꼬리가 춤을 추듯 활공을 긋고 있다 남은 힘을 다해 실패를 당긴다 넌 내 연이야,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툭, 새가 되어 날아간다 새는 처음부터 공중이 집, 아이는 어두워진 언덕에 혼자 서 있다 누군가 발견하고 손 잡아끌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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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미  l 

2019년 《시산맥》 신인상, 202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슈뢰딩거의 이별』이 있음. 〈이민호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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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