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진순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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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시(詩)
문득 투신하는 눈먼 빗방울의 절명시
일제히 불빛, 모순의 기억 흘러내리며
푸르게 와 부딪치는 맹목의 살갗 황홀한
이윽고 기하학적 무늬가 어룽대며
혹은 지워지다 언뜻 보인 플라타너스
길길이 시퍼런 머리 풀어헤친다, 질주한다
나 홀로 유년을 듣는 빗방울의 탄주
일순 까닭 없이 목이 메다 처연하다
애당초 젖어버린 가슴, 남모르는 전생 알듯
살아온 날의 죄만큼 이만치의 거리에서
오, 무언의 화두 비늘 돋는 날카로운 시
가슴에 비수로 꽂히는 절체절명의 빗줄기

진순분 ㅣ
1990년 《경인일보》 시조, 《문학예술》 시 등단. 시집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블루 마운틴』(현대시조 100인선)이 있음. 〈시조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한국시학상〉 〈경기도문학상〉 등 수상.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