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신동근 | ||
|---|---|---|---|
가을에게
어디서든 불러보라 간절히 불러보라
부르면 모두 대답하리라
추수가 끝난 어두운 빈 들에서도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모두 일어서리라
내를 건너 산을 향해 서 보면
잎을 떨군 그들이 나를 부르고 있다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하랴
살아 있는 죄 이리 아름다울 줄이야
해지는 물가에서 나는 내 가슴에 여울을 만들고
가엾은 물고기들과 수초들을 키웠나니
새들이 떠난 후에도 한없이 흐르리라
내게 온 이 쇠락의 가을빛들아
그대들의 부활을 위해 두 손을 모으리니
누구의 노래라도 이 지상에 씨앗을 남겨라
해가 뜨고 슬픔의 안개가 걷히면
부르면 부르는 대로 꽃이 피어 열매를 맺으리라
누가 누구를 그리워하겠느냐
모두가 부르면 곧바로 대답하리라
빈들에 서 있는 내 머리 위로
생명을 잉태한 무수한 별들의 꽃잎이 쏟아진다
한 발짝을 뗄 때마다 불러보라
어느 곳에서건 모두가 일어서서 대답하리라

신동근ㅣ
2000년 《문예사조》 등단. 시집 『웅천강』이 있음. 현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