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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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구현우 

 

 

  그러나 가끔 선연한

 

 

 

  순수 박물관으로 간다 순수한 너를 만나러 간다 주인은 나를 응접실로 안내한다 유리벽 너머 박물관 내부는 병적으로 아름답다 저기를 응시하면서 그러나 더 먼 곳을 바라보면서 주인이 홍차를 따른다

 

  알고 보면 못 볼 광경이 있지요 미성숙한 조명이 흔들린다 날붙이가 위험하다는 걸 모르는 아이들은 그저 반짝거린다는 이유로 손을 대고 마니까요 양장본은 단호해 보인다 컵은 투명하다 너를 가까이 더 가까이 보고 싶다

 

  알람이 울린다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다 아득한 외면 관람객이 없는 박물관 내부가 요란하다 빛은 움직이지 않는다 공간은 무색하다

 

  어느 날 너에게 잘 들리지 않는 거냐고 물어보았는데 너는 대답이 없었다

 

  순수 박물관으로 간다 순수한 너의 나를 만나러 간다 사방에 번지는 끝 모를 경보음 안쪽으로 도망칠 것 보이는 가치만을 믿을 것 만질 수 없는 사물을 신뢰하지 말 것 정말로 네가

 

  그렇게 웃는 게 싫었다 그러나 그리다 그런 사람의 일부를 바라게 되었다 그때의 지금 나는 따뜻한 얼음을 조각했다

 

  한때

 

  너무 잘 어질러진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외부는 선명하다 순수한 나의 너는 원래의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신작시(구현우).jpg

구현우 ㅣ

2014년 《문학동네》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