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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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현우 

 

  거짓말

 

 

 

  내가 그랬어요, 그 애는 나빴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어요, 세제를 탔어요, 물병에, 내가 그랬어요, 죽이고 싶었어요

 

  없는 아들이 불쑥 말하고

  침대에서 튀어나와 현관을 열고 유치원으로 갔다

  어린 아들과 아들의 어린 친구는

  손을 잡았다 어른처럼

  울기 시작한 아이들의 앞에는 또 다른 아이가 쓰러져 있고

  백발이 자라고 있었다

 

  (죽이고 싶었니? 정말 독을 넣었니?)

 

  다친 아이를 싣고 가는 구급차 안에서

  아들이 대답 없이 친구를 더 꼭 안았고

  그 작은 애인이 나를 무서워했다

  나를 무서워하는 친구를 끌어안은 나의

  없는 아들 쪽으로 길이 가라앉고 있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어요, 가위로 몰래 머리를 자르고, 울면 웃었어요,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았어요, 그 애는 나빴고, 지켜주고 싶었어요, 힘이 세니까, 죽이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내가 그랬어요

 

  (죽이고 싶었니? 정말 때렸니?)

 

  돌아온 집에서 아들은 계속 울었다

  말랑말랑한 눈물이 내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지켜주세요, 제발 지켜주세요

  같이 울던 친구를 돌려보내자 아들은 사라졌다

 

  새치를 모조리 뽑고 잠이 들어도

  아침이면 흰머리가 자라기 시작했다

  아들이 밤마다 다가와 울고 있었다

  나를 단단히 끌어안고 놓을 수 없다는 듯

 

  실려 간 아이가 마신 물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고

  어떤 울음소리가 웃으며 내 흰머리를 하나씩 세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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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우ㅣ

2014년 《조선일보》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