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신종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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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圓) 속에서 울고 있는 너
내 몸속 수십조 개의 세포가 붉은 소름으로 일제히 경련하는 해빙기의 아침, 어린 햇살이 오랑캐의 비수(匕首)처럼 창밖을 서성인다. 속속들이 아프고 쑤셨던 나의 꿈과 너의 신열(身熱), 그 사이를 오가는 나/너의 아득하고 불길한 인정 투쟁의 칼날 위에서, 우리의 사랑은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몸살이고, 책임을 묻는 상처들의 벤다이어그램이다. 너는 떠나도, 너의 상처는 오롯이 내게 남아 나의 상처로 굳어지는 이별의 볼록한 교집합과 자기 심장으로 기울지 못한 두 개의 초승달이 이마를 부비며 연민의 경계를 헤아리는, 나도/너도 아닌 사랑의 여집합(餘集合). 그 사이를, 렌즈처럼 집요하게 뒤적이는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식은 표정들, 사랑이라는 뜨거운 초점이 나/너의 심장을 뚫고 가는, 계절과 계절의 응급실에서, 하나의 수갑을 차고 동그랗게 걸어가는 두 개의 운명. 깊어가는 운명(運命)의 노을이다.

신종호 ㅣ
경기 여주 출생. 1997년 《현대시》 등단. 시집 『사람의 바다』 『모든 환대와 어떤 환멸』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3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