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저자 | 엄계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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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밤 아래서 곤히 자란다
수면이 느리게
내 몸을 따고 들 때
그는 눈 덮개로부터 온다
밤의 슬하, 곤한 잠이
천근의 무게로 덮쳐올 때
고단한 목숨들은
그 안으로 스며들어
숨을 불어넣는다
나무는 제 몸에
바람을 들여 숲을 키우고
새들은 나무 건반을 두드린다
밤의 등 뒤로 들이치는 빛살에
죽었던 몸에서
생명이 기지개를 켠다
그가 깨우는 아침이면
밤은 덮개를 걷는다
생명은 눈꺼풀 안에서
죽었다 태어나길
반복하며 자란다
그가 다시 깨우지 않는 날까지

엄계옥ㅣ
경북 울진 출생. 2011년 《유심》 등단. 시집 『내가 잠깐 한눈 판 사이』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