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인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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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 화살, 햇살 2
큰물이 나면 퇴강리*에 나가 물 구경을 하였다, 삼강을 지나 출렁출렁 달려온 낙동 황토 강물과 속리산과 새재의 깊은 계곡을 밟아 곱게 흘러온 영강 푸른 강물이 만나 차마 수줍어 몸 섞지 못하고 나란히 흐르다가, 마침내 두리둥실 엉킨 한 몸이 되어 가쁜 숨을 감당하지 못하자, 한 바퀴 뒹굴어 뒤로 물러서는 큰 강 물살을 보았다
초등학교 운동회, 백 미터 달리기 경주에서 넘어질 듯 넘어질 듯 꼴찌를 달리던 큰 아이가 불현듯 되돌아 달려서 일등으로 출발선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이는 끝내 유치원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대학을 나와 군대를 갔다.
고운체에서 떨어져 내리는 찹쌀가루 같은 햇살이 눈발인 양 하늘에서 쏟아진다. 나뭇가지와 솔잎에 부딪쳐 바로 닿지 못하는 그늘에는 녹아서 스며든다, 따뜻한 섭리를 펴시는 하느님이 눈부신 이유이다.
나는 이제
여기서 저기로 내달아, 돌아오지 않는 바람의 일생을 ‘살’이라고 부른다.
* 낙동강 700리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경북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 예천군 삼강을 지나온 낙동강과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문경을 거쳐 온 영강이 이곳에서 만나 합류하여 부산을 향해서 흐른다.

김인숙ㅣ
경북 고령 출생. 200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내가 붕어빵이 되고 싶은 이유』 등이 있음. 〈신라문학대상〉, 〈한국문학예술상〉, 〈농어촌문학상〉 대상, 〈예천곤충나라사과테마파크 전국공모전〉 대상(시비 제작) , 〈경북작가상〉, 〈경상북도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북문인협회 사무국장. 구상문학관시동인 〈언령〉 회장.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