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순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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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 자전거길
가파른 산 절개지 옹벽에
빼곡-히
깊은 생채기로 서로를 묶어놓고 돌아간 연인들의
사랑의 혈서가 할퀸 듯 파여 있다
비바람에 서서히 씻겨 내려
거뭇하게 흐려진 이름과 하트 문양들
흡사 아우슈비츠 학살의 현장처럼 켜켜이 뒤엉켜지고 뭉그러진 채
시간의 덧없음을 전해준다
포슬한 햇살이
바스라질 것 같은 마른풀 냄새를 피워 올리는
팔당 자전거길
한 쌍의 새내기 연인이
빈틈을 찾아 승일♡원희 를 하얗게 새겨놓고
손가락 브이를 그리며 인증샷을 찍는다

김순호ㅣ
2012년 《시문학》 등단. 시집 『보셔요 꽃동산에 봄이왔어요』 『첨부파일』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