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고영민 | ||
|---|---|---|---|
지퍼
여자는 무표정하게
장어의 눈에 못을 친다
검은 몸통에서
점액이 뿜어져 나온다
손잡이를 달 듯
등 쪽에
칼을 깊이 밀어 넣는다
여자는 어떻게
길고 징그러운 장어의 몸에
지퍼를 달 수 있었을까
―여보, 등 지퍼 좀 올려줄래요?
척추를 타고 꼬리까지
지퍼가 내려간다
강과 바다가 맞물린
지퍼 사이로
장어의 긴 속살이
드러난다

고영민 |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2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구구』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