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엄정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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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촛불시위를 보며
촛불 한 자루 들고 서울로 갈까
곡성 장미공원에나 갈까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내 생일이 끼어 있어 함부로 버릴 수 없는 달
꿈을 꾸기에는 위험한 달
삐딱하게 걷는 지구가
기침과 재채기를 하는 달
최면에 걸린 듯 TV를 본다
비좁은 땅에 촛불까지 모종할 줄 아는
비상한 나라에 태어난 걸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밤
열사흘 달처럼 혼자 남아
낡은 구호 같은 찬밥을 먹는다
한 시절보다 더 오래 갈 것 같은 11월
내 생일 날짜에다
국경일처럼
붉은 사인펜으로 테를 두른다
달이 몸 푼 자리 같다
*인디언의 달력 중에서 인용.

엄정숙 |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시사사》 시 당선, 200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 여수 〈해양문학상〉 시 부문 대상, 〈목포문학상〉 시 부문 남도작가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7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