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노국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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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우리는 차가운 위로에 능하다
입김 안에 가둔 말들이 얼어붙도록
아무 곳도 가지 않은 채
멀리 있는 사람으로 서서
돌로 박힌 시선 너머
허공을 붙잡고 있다
침묵이 한 줄 한 줄 내려온다
읽고 싶은 문장처럼 그러나 불가한
조금씩 늦게 도착한 말들로
우리의 몸체는 견고해진다
흩어지는 눈은 곤란하므로
가까스로 굴러 구심점을 찾자
나뭇가지 팔을 구부리고 펼쳐서
걸어볼까 자작자작
가지 끝의 리듬을 되살린다면
기억의 그물이 포괄한다
머리끝부터 녹아내리는 통증 둘레로
동공과 동공을 잇는 거리가
한때의 바람만큼 멀다

노국희 | 201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