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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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금란 

 

 

빵의 시간

 

 

 

만찬이 끝난 뒤

식탁 위, 빵의 목덜미는

하나의 방향으로 구부러진다

 

입맛 돌게 했던 노릇한 빵에

참을 수 없는 구멍이 생기고 곰팡이가 자란다

어둠 속에서

하얀 시간을 지워내는 발길질이 뜨겁다

 

나의 밤은 생크림같이 흘러내리고

달콤했던 빵의 감각을 되새김질하며

몽롱한 쪽으로 몸이 기운다

눈꺼풀 위로 빵의 그림자가 순간 지나간다

 

부풀었다 주저앉고

늘어졌다 쪼그라지는 빵의 시간에

식탁은 허기를 모르고 어항 속 물고기는 늙어간다

 

살을 찢고 튀어나오려는 빵의 이야기

접시에 말랑말랑한 중얼거림이 동그랗게 앉아 있다

 

밤새도록 발버둥 쳐도 건너가지 못한,

빵 속에 빵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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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 | 전북 순창 출생. 2013년 『시로여는세상』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