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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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상수 

 

 

  이해심

 

 

 

  사랑이라면 박수를 쳐주겠지만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사장 남자는 흐느끼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 자기도 인간이라고, 한 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열 개를 버리는데, 버리는 사람의 고뇌를 누가 알아주냐고…… 모두들 얼굴에 피가 몰렸어, 그러니까 왜 늘 우리만 알아줘야 합니까, 누구든 뭐라도 터뜨리려는데

 

  신입 남자애가 사장을 껴안았지 사이다 잔에 소주를 가득 채워서는 들이마시고, 제 머리를 쥐어뜯더니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사장을 껴안아버렸어 그리고는 사장 이마에다가 입맞춤을 시작했다

 

  쪽, 쪽, 쪽, 쪽, 쪽

 

  도사견과 햄스터의 기름 충만한 콜라보…… 언제 끝나…… 두더지 잡는 망치라도 있으면 휘둘러볼 텐데, 몇 번 씹지도 않고 위장에 전달한 족발이 다시 올라와서는, 문 밖으로 나와버렸지 둘 다 다 썩어버려!! 맥주 상자 뒤쪽에 서서 담배를 피웠어 안쪽에서 이런저런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조금 있으려니까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렸지

 

  선배님 저도 한 대만

 

  아, 사회성 괴물 같은 녀석, 나까지 관리하려고 여기 나왔구나 안면 근육 도해도 같은 게 있으면 네 얼굴 근육을 잘라보고 싶어 나랑은 힘줄이 다르게 작동하는 것 같은데…… 같이 담배를 피우며 신입 남자애는 말했지

 

  우리 사장, 순수한 데가 있어요 그쵸? 여자들은 저런 남자 좋아하지 않나

 

  주먹 휘두르고 술 사 주고, 등 뒤에서 물어뜯고 족발집에서 울고, 넌 저게 사람으로 보이니? 이거 정체를 아직도 모르겠어? 욱 해서는, 나도 모르게 쏟아내고 말았지

 

  ……후회는 언제나 내 것, 내 성질은 항상 나보다 먼저 뛰쳐나오는구나……

 

  신입은 내 말을 듣더니 그냥 피식 웃었어 이 웃음의 의미를 네가 모르지는 않겠지 그런 눈빛으로

 

  선배도 대단하네요

  응?

  아니 그냥요, 걱정도 되고

  뭐?

  담부터는 저도 꼭 데리고 나와요 여자 혼자 피우는 거 보기 안 좋으니까

 

  윙크를 남기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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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 서울 출생. 2000년 『동서문학』에 시, 2004년 『현대문학』 평론 등단.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숙녀의 기분』, 평론집 『귀족 예절론』이 있음. 〈현대문학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