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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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진 

 

 

정중한 대화

 

 

 

이 의자는 나의 시선을 방해하는 자

저리 가줄래

마음속으로 너를 움직인다

너는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이 부족한 채로 나의 손에 등 떠밀려

우양우

좌양좌

 

혹은 우향우 좌향좌

 

이 둥글레차는 새벽의 불길을 받고 태어난 양 두 마리

입술에 가져가기도 전에

아, 뜨거워

용의 열기를 훅 뿜는

나는 너의 마음을 읽기도 전에

마우스를 움직이고 자판을 두드린다

 

양과 용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나는 양에 용 세 마리 건다

너는 용에 양 다섯 마리 건다

 

내기는 일생에 도움이 안 돼

 

노름의 사슬에 끌려다니던

 

너와 내가 도움 되려고 숨쉬고 산 건 아니니까

 

저 안경은 내 목을 중독시키는 바다의 출렁거림

알았어 라고 끝까지 말할 때까지

내 식도에 소금물을 무한대로 퍼붓는

잔인한 속성을 가진 양떼들

 

저 음악은 육체를 쉬어가게 하는 그네

지친 육체여 다시는 눈을 뜨지 말아라

이건 뭐지

진정한 화해와 위로라고 할 수 있는 건가

 

꽃병들이 식탁 모서리로 떨어지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식탁에 의젓하게 앉은

상어알 부부는 전채요리에 대한 기대로 들뜬 콧방울이 충만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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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 부산 출생. 1999년 《다층》 제1회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지옥에 다녀오다』 『나만 몰랐나봐』 『시체 분류법』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