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임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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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다
소나무 허리가 더 기울었다
수백 년이 걸린 수긍이다
힘을 빼면 모든 것이 기운다
내가 점점 네게로 기울 듯
23.5도까지 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순간 아니면 평생
바깥쪽이 닳은 구두를 신고 걸으며
허리를 곧추세우는 동안 너는 멀어지고
국경을 넘는 아이의 눈물 젖은 뺨
숨죽여 울고 있는 여자들
바닥을 보지 않고는 기우는 이유를 모르듯
우리가 잃은 것이 단지 노래만은 아니어서,
굽은 허리로 소나무를 응시하던 아버지가
땅으로 기울었다
화사한 산벚이 며칠 후면
아버지에게로 기울겠다

임봄 | 2009년 『애지』에 시, 2013년 『시와사상』에 평론으로 등단. 시집 『백색어사전』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