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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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택희 

 

 

달빛을 줍다

 

 

 

라벤더 향 바람 타고 오른다

말이 노닐던 물가

 

바람에도 단물이 묻어 있다

근처 꽃밭에선 지중해를 건너온 연보라 꽃들 서로 몸을 부비고

달은 물속에 잠겨 둥근 걸음으로 강을 건넌다

 

물가 거닐며 풀을 뜯던

말 한 마리

너른 벌판으로 달려 나갔다

 

발굽 살피던 편자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백 년 전에도 홀로 피었을 저 달 올려다본다 나처럼

예전에도 누군가 이곳 물가에 앉아 있었다고

구름 비껴 달빛 쏟아낸다

 

바람 가르며 달려 나간 말도 언젠가는 돌아와

홀로 물가에 앉아 달님 바라볼 것이다

물 주름이 달빛을 낚는다

 

흐르는 것이 달빛인지 물결인지 물은 잔잔히 흐르고

달빛은 흐르는 물결에 어리는데

 

달빛이 휘황하고 강가 푸른 꽃향기가 바람 따라

제 걸음으로 달려온다

달님도 바람도 시나브로 무르익는 한참

 

흐르는 백 년 잠시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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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희 |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