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최지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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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단서
대합실의 문이 열릴 때마다 단단히 몸을 조이는 입자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비껴가는 시간을 잡아두기 위해
남의 슬픔을 가져다 탕진하고 있는 불편한 세상으로
아침은 내일이 되어도 오지 않을지 모른다
언제나 오고 있는 사람과
오지 못하는 사람 사이가 흑백으로 읽히는 지점부터가 겨울이다
립스틱 광고보다 더 흔해서 못쓰게 된 문장에서는
나는 기다렸었고 너는 기다릴 수 있게 되는 공식처럼
가끔 지나치는 목적지
오늘은 이미 사용되었다
죽은 새를 내려놓고 잘못 올라탄 길의 등에는
내가 없는 사이 소금기 하얀 꽃들이 지고
역마다 발을 오므린 신발들이 남아 있다
허공이었던 곳으로 먼저 떠난 새들보다 무심한
그 계절의 이름은 내가 짓겠다
도착하기 전에는 친절하지 않게 그러나 그릇되지 않게
봄이 와도 기억나지 않는 주소, 당신이라고

최지하 | 충남 서천 출생. 2014년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