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박승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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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일지
바닥에 남아 있던 작은 비명이 내 발목을 잡았을 때, 그때 나는 아이의 슬픈 눈동자를 떠올려야 했다. 얼마나 아팠을까에 대해, 얼마나 무서웠을까에 대해, 얼마나 외로웠을까에 대해… 나는 먼저 생각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병리학적 증거에 대해, 논리 있는 설명에 대해, 세상 모든 비난에 대해 전전긍긍했으니, 나는 그때 진정 무엇을 찾고자 했던 것일까.
이런 일이 있은 후에는 늘 의식처럼 치러지는 어떤 관행.
성난 바람을 피해가기 위한 버릇 같은 요식행위.
다급한 추적.
이른 완성.
그러나, 바닥에 남아 있던 작은 비명이 최초 내 발목을 잡았을 때
나는 진심으로 애도를 표했어야 했다.
아이의 너무 아픈 생에 대해.
너무 이른 죽음에 대해.
그리고
남겨진 자의 비애에 대해.

박승출 시인
박승출 | 2010년 《우리시》로 등단. 시집 『거짓사제』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