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호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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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몸
바닥에 달라붙은 거품들에 금이 간다
발보다 느리게 자라는 양말을 손에 끼우고 몸을 닦는다
하루 종일 침을 머금고 있던 당신은
부푼 혓바닥 위에서도 뒹굴 수 있을까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곤충의 겹눈을 빌린다
창백한 육체를 눈금처럼 수백 개의 창으로 나눈다
한 개도 빠짐없이 입맞춤한다
고인 피를 찾아다니며 구멍을 낸다
오래된 위장 안에서 밤새 내린 수증기가 끈적거린다
내가 문질러준 발가락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열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일,
이불 속에 두고 와야 하는 당신을 생각하면 손바닥이 노래진다
손가락과 발가락이 겹쳐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사람이 죽은 욕실의 바닥을 밀어내는 느낌으로
몰래 귓속에 손가락을 넣는다
얼굴의 가장 희미한 부분에 이름을 적는다
귀보다 차가워진 베개가 시력을 전부 빼앗을 때까지

김호성 | 서울 출생. 2015년 《현대시》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