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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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맹재범 

   

  

 

 

 

 푸른 빛

  

   

 

 

 

그 숲에는 안아줘도 아프지 않은 겨울나무와 푸른 빛

이것은 링거 바늘을 꽂은 채로 병원 복도를 오가던 한 사람을 사랑한 후에 지어낸 이야기다

나는 바늘 꽂힌 육체를 침상에 눕혀놓고 늘 숲에 대해 생각한다 아프지 않은 숲,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숲, 논리가 없는 숲, 온 가족을 한 번에 불러 모으지 않는 숲……

나는 여전히 영혼에 대해서는 무지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지식에서 벗어나 있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숲을 우거지게 한다 나는 여전히 바늘이 무섭고 그것이 꽂혀있는 육체를 바라보는 일이 힘겹다 그리고 영혼이 이봐 아무렇지도 않잖아 하며 비웃기를 소망한다 겨우 숲 이야기나 지어내다니 그런 말이 듣고 싶지만

모두가 아는 만큼 이야기한다 진단은 지식의 최전선이다 근거를 가진 이야기는 대부분 아프다 거기에서 숲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고작 그런 이야기나 지어내다니

나는 뒤척인다 나의 숲들은 벌거벗었다 영혼의 핑계들이 모두 사라진 숲이 빛을 지워내고 바라보는 달 표면 같다 그러나 실제로 달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달에서의 일을 물으면 그들은 하나같이 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달에서 바라본 지구에 대해, 그 아름다운 푸른 빛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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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재범  l

202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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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호(VOL.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