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허형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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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랐던 것
젊었을 적 사십 년간
선생을 할 때는
내가 학생들의 그늘인 줄 알고
학생들을 향해 침묵하지 못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충고에도
내 수레를 별에 매달지 못했다
이제 내 나이 산수(傘壽)가 되고 보니
내가 내 그늘을 만들어야 함을 알았고
침묵으로 나를 경계해야 함을 알았다
남의 그늘이 된다는 거
안다고 남을 가르친 거
실은 모두 헛것이었고
한 삶을 살면서
남의 우산도 되어 주지 못했는데
이제 이 나이
스스로 우산을 써야 할 나이
내가 내 그늘이 되어야 한다는 거
그늘 안에서 조용히 침묵해야 한다는 거
진즉 알았어야 하는 것을
이제 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허형만 l
1973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영혼의 눈』 『황홀』 『바람칼』 『만났다』 등, 중국어 시집 『許炯万詩賞析』, 일본어 시집 『耳な葬る』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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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호(VOL.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