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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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승희 

   

  

 

 

 

 자유에의 강요

  

   

 

 

 

  나는 자유에 대하여 잘 모른다

  자유에 대하여 말하는 순간에

  자유는 없어진다

  자유롭게 살아라, 고 하는데

  로그인을 하는 순간에 인류 속의 내 자유는 사라진다

 

  아니라고 한다

  묶인 것은 풀어지고 또 끊어지고

  뇌가 무겁고 뼈가 무겁고 창자가 무겁고

  유방이 무겁고 자궁이 무거워

  자유는 가벼울 수 없다

  자유에 대하여 나는 그렇게 자유를 모른다

 

  신에 대하여 부정신학으로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자유도 부정으로만 말하고

  아니라고 한다

  자유는 속박이 아니고 억압이 아니고

  새장 속의 새가 아니고

  바람이 금기가 아니고

  자유롭다는 말이 도망을 가며 또

  도망칠 곳을 지웠다

 

  이 세상에 태어나 로그인을 하는 순간에

  자유는 없다

  아니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바람 부는 나뭇잎 아래 반짝이는 햇살만이 가능하구나

  너는 가능하다, 자유, 눈부신

 

 

 

 

 

 

 

 

 

 

 


 

신작시_김승희.jpg

김승희  l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시집 『태양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달걀 속의 생』 『미완성을 위한 연가』 『냄비는 둥둥』 『희망이 외롭다』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 『빵점 같은 힘찬 자유』 등이 있. 〈소월문학상〉 〈만해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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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호(VOL.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