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강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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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소리가 달라졌다
― 여인숙 달방 1,749일
해가 길어지면서 맑아졌다
가벼워졌다
북극 한파로 얼어붙은 바퀴벌레와 악취들, 어둠과 먼지
빈방처럼 자물쇠를 채워둔 사람의 말
하나둘 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겨울 안석환 어르신이 동사한 소한(小寒),
딱 그즈음에 떠난 태순 이모의 휠체어, 홍기 형의 좌변기
묵언의 도량 같은
이 시공간의 모든 물상이
봄날엔 골목 밖 세상으로 솟구쳐 새 떼가 되리라,
비유와 상징을 허락받지 못한 다섯 번의 겨울 끝에
딱 하루, 몽상을 하자니
날개 없는 새들을 날려 보내자니
엊그제 충주 명상원 ‘옹달샘’의 하룻밤
적막을 깨뜨린
새들의 소리와 같아졌다

이강산 l
1989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 『하모니카를 찾아서』 등, 소설집 『바다, 인간의 조건』 등, 휴먼다큐사진집 『여인숙』 등이 있음. 〈부다페스트국제사진상(BIFA)〉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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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호(VOL.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