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부영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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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뻐끔거리며 쫓아온다
뻐끔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꽃잎 폴폴 날아와 입가에 매달렸다
입바람 불어 날리려다 혀끝에 걸린
연분홍 비린 맛
까닭을 살피다가 떠오른 매장의 추억
한때 아껴 돌보았던 열대어 두 마리
나무 밑에 묻으면서 손 모아 했던 기도
날개 달린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라
나는 생애에서 한두 번쯤 이루어지는 바람이
너희가 꽃잎으로 태어난 것이면 족하다
이제 나는 바라고 기도하는 사람 아니지만
그때처럼 구석에서 땅을 파고 있다
죽어가는 것이 왜 죽는지도 모르고
떠나보내고도 아직 가버리지 않았다고
혼자 생각하며 자꾸 돌아본다
너희가 뻐끔거리며 나를 쫓아온 건
내게 무슨 할 말이 있어서지? 그래,
나도 가끔은 그토록 소중하다 말해 놓고
까맣게 묻어버린 인연에게 미안하다
너희가 미쳐 서로를 물어뜯어 죽인 것이
너희를 모르면서 아껴줬다 말하던 주인 탓이라지
혼자 살아 족한 생명을 함께 두고
사랑하며 살라고 큰 입으로 되뇌었지
우리가 미쳐 서로를 물어뜯는 것도
저기에서 큰 얼굴로 사랑하며 살라 하는 주인 탓
사랑할 줄 몰라서 사랑받지도 못하는 이가
귀를 막고 자기 꼬리를 물어뜯고 있다
스스로 족한 사람 누구이고
사랑하며 살아갈 사람 누구일까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는 물어뜯기는 게
무서워 물풀 사이에 숨어 살고 있다
언젠가 내가 물어뜯겨 분분히 흩어지면
너희 떨어진 자리에 내 조각 하나쯤 묻어주라
우물쭈물했던 나의 내력도 함께 묻어주라
다음번엔 많이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
이파리가 되어 오늘처럼 꽃바람 부는 날에
누구에게라도 달라붙으면 좋겠다
나는 자꾸 살고 싶고
꽃잎은 바람에 몸 뒤집어
비늘로 반짝이고 있다

부영우 l
2009년 《경향신문》 평론(대중문화), 2024년 《님Nim》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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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호(VOL.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