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선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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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 그 여자
바닷물 밀려드는 염수분 늪지
소리 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두세 걸음 옮기는가 싶다가도
이내 멈추어 서고 맙니다
오십견이 오고 관절이 시려 오고 손목도 저릴 테지요
달무리 서린 눈빛으로 서쪽에 눈길 보내면
바다를 휩쓸고 온 노을
늪지까지 번져와 그의 목덜미에 이르러 재가 됩니다
천 개의 뿌리가 된
가늘고 긴 다리 구불구불
슬픔 알갱이 빨아들여도
어린 가지를 지키려는 안간힘으로
발가락은 바닥 깊숙이 더 파고듭니다
오늘도
또 해일,
스텝이 꼬이고
무릎이 깨지고
가슴이 졸아들어도
걷고 또 걷습니다
별빛이 머리칼을 쓸어줍니다
아무 일 없다고
괜찮을 거라고
다,
지나간다고

이선균 l
2010년 《시작》 등단. 시집 『언뜻』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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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호(VOL.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