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수엽 | ||
|---|---|---|---|
미안한 밤 술 한잔
불판에 돼지고기 한 덩어리 투덜투덜
왜 나만 불을 입고
맛으로 추궁당하고
여의도
그 광장에서
민주주의 외치는데
술병이 탁자 밑에 굴러가며 울먹이자
주인이 두 손으로
얼른 보듬어준다
내 입에
쳐들어온 술
비속어로 뱉어지고
술 냄새 기록해간 벽면도 얼큰한 밤
달궈진 고기 맛이
함성을 훔쳐간 뒤
술잔에
찰방거리며 들어앉은 쓴웃음들

김수엽 l
1992년 《중앙일보》, 199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상쇠, 서울가다』(현대시조 100인선), 『등으로는 안을 수 없다』, 『자음과 모음이 흙과 만나』가 있음. 〈성파시조문학대상〉 등 수상.
—
2025년 10월호(VOL.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