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윤옥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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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ror
거울은 나를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다
투명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열어보지 않는다
조심하는 건
밖에 있는 사람들이고
가끔씩 숨을 크게 들이쉬는,
저 거울
손바닥으로 닦을 수 없는 말들이
뿌옇게 숨을 쉬고 있다
나는 그 안에 오래 있었다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들과 함께
매일 같은 자세로
울음을 구부리곤 했다
강아지가 거울 앞에서 꼬리를 흔드는
호기심 밖에서 의심스러운 오후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의 딸들은
수면 위에 걸려 있고
어둠이 짙어질수록 저녁은 속눈썹이 길어진다
물가에 놓여있는 아이처럼
자주 창밖을 바라보는 거울은 한숨이 늘어난다
열리지 않는 투명 속에서
누군가 빨리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릴 뿐,

윤옥주 l
2006년 《한국수필》 수필, 2012년 《발견》 시 등단. 시집 『젖은 맨발이 있는 밤』 『눈사람과 염소』가 있음. 〈발견작품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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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호(VOL.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