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조용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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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모의 잎
3월 말에 패모가 피었다
패모의 잎은 밑에서는
돌려나고
위에서는 마주난다
길게 뽑아 올린 위쪽의
나비 더듬이 같은
이파리는
허공을 동그랗게 안으로
말아쥐고 있다
패모의 아래 엎드려 위를 보니
자줏빛
그물 무늬가 어룽거린다
덩굴손들은 어느 방향을
어떤 이유로
선택하는 걸까
덩굴손의 끝자락에
누군가의
고독한 의지가 있어
그쪽으로
가고
또
간다, 되돌아올 수 없다

조용미 l
1990년 《한길문학》 등단.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당신의 아름다움』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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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