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정상미 | ||
|---|---|---|---|
습
1.
플레인 요거트를 앞에 두고 컴퓨터를 해
훅 날아온 시큼한 것들, 찡그렸는데, 싫지 않네 사랑할 때도 만났던 아래쪽 습지, 이상하지 그것이 왜 향기가 되기도 하는지 어머니 궁에 있을 때도 나는 물에 떠 있었고
습지는 처음 만난 길
최초의 출구였어
2.
우리집은 흐렸어 자주 비가 내렸어
허구한 날 맞으며 맷집과 깡을 키운 막내가 중학교 레슬링부에 들었어 메달을 따니 때리던 애들이 피하더래 코치 선생님은 전근 갈 때 동생을 국가 대표로 키우겠다고 데려가려 했는데 교장이 안 보내 줬대 매일 가도 소용없었대 엄마는 늘 눈가가 젖었다는 거야 막내는 고등학교 레슬링부 선배에게 초주검이 되도록 또 맞았어 맞았어 그길로 학교를 뛰쳐나와 오랫동안 늪,
그 교장 새끼 개새끼!
레슬링부 개새끼들!
3.
습 주변에는 곰팡이가 먼저 나와 웃더라
그러나 습이 없으면 싹이 트지 않아
우리가 머무는 자리
습은 때로 늪이 되기도 해

정상미 l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안개의 공식』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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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