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권기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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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영혼
사람들의 행렬
밤이 내려왔는데 달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손에선 아이스크림콘, 설탕이 흘러내린다.
눈이 올 것 같은 날씨에 바람은 두껍게 불고
사람들이 걸으며 겨울을 보고 있다.
나무에서 사과 향이 난다. 잎을 떨어뜨리며
쌓이는 계절
교회 첨탑에 높은 상가 간판에 불이 환한
의미 없는 것들에 겨울을 부여하며
사람들을 본다.
푸른 불빛들을 끌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죽은 낙엽들이 낮은 곳에서 서성이며
피리 소리를 따라간다.
문을 닫으려는 꽃집
정차한 차량
무너지지 않는 종이들을 집처럼 끌고 가는 노인을 지나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혼자가 된
달을 보며 있고 싶은 한 사람
집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린다.

권기선 l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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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