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임성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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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로, 푸른 길에서
건널목이 있던 자리, 눈앞이 아득해
침목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시간을 두드리면서 기차는 달려오고
그 앞에 선 나는 젖은 말을 되새긴다
초여름 철로 옆에 풀꽃이 피어날 때
노을이 다복솔 위로 핏빛 울음을 흘릴 때
기차 소리 덜컹덜컹 기적을 꿈꾸는지
창문에 매달린 눈빛을 만나곤 해
지금은 푸른 길이 된, 그가 손을 흔든다
널브러진 잎들이 끌고 온 길 위에
아무도 모르게 국화 한 송이 떨군다
내 몸은 빗속에서도 쉼 없이 덜컹거린다.

임성규 l
1992년 《금호문화》 시조, 2018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시집 『배접』 『나무를 쓰다』, 동화집 『형은 고슴도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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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