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정윤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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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청동기 시대
뒷전으로 물러난
소설가의 방처럼
끈적한 녹이 끼어
고인돌 시절이 더 먼저였는지
나중이었는지
잠시는 헤아려 보게 하려다가
직접 거기까지 날아온
화살촉이 발견되는 지층이 있었다
후기가 더 넘길 맛이 났던
노인의 작품집 속으로는
빨간 부리의 새들이 제 입을 물고
어디론가 날아올랐다
어릴 때 다녔던 학교의 철봉대 밑을 지나갈 시간이 있었을 때
아련하게, 빨갛게 녹이 낀 끝 종이 날아왔다
쇳내 속에 묻혀 있었던
종대를 지어서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들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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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청동기의 야시장에서
부자들에게로만 팔려간
무수한 꽃무늬들의 꽁무니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해독(解毒)이 부실했던
그간의 날들
이제 곧 청동기의 녹이 벗겨지거나
뒷전으로 물러앉게 될 아침이 올 거라는
분(墳)이 열린다.

정윤천 l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1991년 《실천문학》 당선.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구석』 『발해로 가는 저녁』,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이 있음. 〈지리산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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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