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조상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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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집
정아 누나가 있는 집으로 간다 어쩌다 간다 곧장 가면 싫다 불 밝은 골프존이 싫다 수달이 서식하는 천변을 걷다, 실내 체육관을 지나 우체국을 지나 주공 아파트를 지나 이야기가 있는 집으로 간다
커피도 팔고 유자차도 판다 병맥주도 판다 정아 누나는 정말 어쩌다 문을 연다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피곤한 날에는 문을 안 연다 아픈 날도 문을 안 연다 그림 수업이 있는 날도 문을 안 연다 하나뿐인 딸 지은이가 다음 날 소풍 가면, 김밥 싸느라 문을 안 연다 나는 정아 누나의 그런 점이 좋다 매일 문을 열지 않아서, 약속이 없어 좋다
어쩌다 운 좋은 날은 어쩌다 문을 연 정아 누나와 단둘이 유자차를 마실 수 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병맥주를 마실 수 있다 혼자서는 적막하니까 고요하니까, 어쩌다 오는 손님들과 우연히 만나 뜻밖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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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호 I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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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