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성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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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늑대
1
심해에서 뭍으로 비늘에서 깃털로 눈부시게 눈멀듯이 질주하던 비상의 시대 불현듯 과거를 향해 뒤돌아선 파키케투스 누군가의 목소리 가슴 깊이 파도쳤나 사지 발굽 다 벗어놓고 테티스*에서 재계하고 시간의 화살을 돌려 예지자의 길을 갔네
2
보리고래 한 마리 심해로 침강하네 낮은 데로 깊은 데로 암흑의 해령 기슭에서 한세상 편히 눕히고 보시를 시작하네 온몸 풀어 삼동 삼춘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수천억조 창생이 등 따시고 배부르게 사라의 하얀 꽃비로 무광층을 비추네
* 판게아 분열 이후 해저에서 솟아올라 얕은 여울을 이룬 고생대∼신생대의 바다로서, 고래의 조상인 육지의 파키케투스가 바다로 이동하는 과정에 거쳐간 중간 서식지

김성영 ■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마녀의 기도』가 있음. 〈열린시학 젊은시인상〉 〈성파시조문학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