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리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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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가성, 햄버거
칼 가져와 반으로 잘라버리게. 난 입이 작다
깡통처럼 찌그러져 있어, 따뜻한 구김이다
흑백사진용 정사각 카메라는 독해. 유니크한 보좌관은 검은색 양복이 어울린다
톡 쏘는 맛의 원조는 금발머리지, 치즈도 동그랗게 크롭
위의 시를 한글을 모르는 천재가 읽을 수 있게 그림으로 나타내시오

위의 그림을 눈이 어두운 노인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로 해보시오
(햄버거를 일 인분 시키고 창가에 앉아 있는 노인의 입가를 보며)
검은 친구가 꿈속에 나타나나요 영정 사진이라니 아직 때가 아니다
이불 속에 밥 한 공기 넣어놨어요 대문은 열어놨으니 곧 올 것이다
다시 난 검은 머리가 말하길 이젠 금발머리가 난다고 했다 햄버거라 불리는 사람을 알고 있나
칼 가져와 장판을 도려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구들장에게 묻는 거지 몸의 바닥 어디쯤이 따뜻한 곳이었나
모르는 것을 읽거나, 보이는 것을 놓치거나, 내가 2% 잘린 햄버거거나, 그림을 보며 침을 흘리고 있는 어두운 눈이거나.

리 호 ■
2014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 『기타와 바게트』가 있음. 〈오장환신인문학상〉 〈이해조문학상〉 〈디카시작품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