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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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수덕 

​내가 본 점묘는 은빛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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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달여진 슬픔이 그렁그렁, 위태롭다

주룩 흐트러질까 봐 눈 깜짝이지 않는다

 

동그랗고 투명한 마침표 안에 어머니의 마지막이 갇혔다

 

열 개의 손가락이 바다풀처럼 흔들려 안녕이라고 하는데

쓸어보면 끈끈한 진이 놓아주질 않는다

열 개의 손가락 깨물어보자

한 개의 손가락이 유독 더 아프다

 

나는 이제 가는데

짝이 없는 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홀로인 네 곁을 지켜줄 수가 없구나

짝이 없는 널 캄캄한 한데다 남기고

나는 이제 투명 점으로 기억될 텐데

 

저승 문에 기대 여동생 보며 눈물로 마침표를 찍는 어머니

망가진 호흡과 잔열로 남은 호흡 사이. 속내가 들킨다

숨겨진 눈물들로 촘촘히 메워진 병실 풍경

 

어머니 가실 하늘 멀리

눈물의 은빛 섬에 매달린, 그렁그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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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덕​ ■

200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신발 신은 물고기』 『가벼운 집』 『유리 동물원』 『새, 블랙박스』 『엄마』, 산문집 『나는 빈둥거리고 싶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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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