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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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재현 

개의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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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개의 눈동자는 밤에 잠기고

당신의 눈동자에선 황혼이 붉다

 

가을 나무들이 피운 황홀한 편지지들마다

쪽편의

바람이 읊고 가는 노래가 기록된다

 

서걱이다가, 사각이다가

흐트러지는구나

으르렁대지 않는 주둥이와

듣지 않는 귀와

 

갈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털의 감촉들, 당신이 끌어안고 있는

연한 억새밭

 

밤을 어둡지 않은 거라 쓴다면

그러나 차마 환히 보이는 건 아닌 채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라 쓴다면

 

당신의 붉은 눈과

개의 검은 눈 사이에 어디쯤,

강 위에 뜬 배와 같이 추억이 흘러갈 때

가는 가지는 잎사귀를 맺고

어린 묘목의 녹음에 기록한

당신의 속삭임은 이런 것

 

“이빨도 몽땅 빠져버려 앞니만 남았구나

너는 나랑 살아서 행복했니?

나는 정말 좋았는데

너는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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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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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