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박완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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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가세요?
안녕하세요? 술 취한 새벽
택시 뒷자리에 앉으며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또 뭐라고, 몇 마디 주고받았던 것도 같은데
졸다,
졸다,
정신 차리고 나니
생판 모르는 동네
안녕입니다. 네?
안녕, 다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와
안녕 가세요, 는
얼마나 멀고 다른 건지
안녕 갔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조금도 안녕하지 못해
미터기의 숫자가 곱빼기로 쌓이는 동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몇 번씩 속으로 되새김질하며
언제 또 가볼지 모르는
안녕동* 낯 모르는
누군가의 안부를
자꾸 물어볼수록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엔 야릇한 즐거움이 첫눈 내리듯 쌓여가는 것이다.
*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安寧洞)

박완호 ■
1991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아내의 문신』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 『너무 많은 당신』 『기억을 만난 적 있나요?』 등이 있음. <김춘수시문학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