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수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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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자세
뿌리를 박고 곧게 서 있는 나무를
몸으로 나타낸 동작이다
몸을 바르게 세워 외발로 균형을 잡는다
외발로 서 있으려면 발바닥에
수없이 많은 실뿌리를 내려야 한다
바닥을 움켜잡고 있는 저 무수한 발의 발가락들
발의 발가락들에서 나온 발가락들의 안간힘
안간힘의 입자들과 파동들
인간은 꿋꿋한 것 같지만
멀리서 보면 외발로 서 있는 나무다
버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무다
발의 발가락에서 번져 나온 어린 발가락들의 발가락
아, 저 발그레한 어린 미동들
예고도 없이 불어오는 저 강약(强弱)의 바람들 견디려면
속으로 얼마나 많은 안간힘을 써야 하는지
요가를 하며 알게 되었다

김수상 ■
2013년 《시와표현》 등단. 시집 『사랑의 뼈들』 『편향의 곧은 나무』 『다친 새는 어디로 갔나』가 있음. 제4회 <박영근작품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