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윤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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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매기*집
횟집을 접었다는 막내아들이 다녀갔다
녹슨 트럭 짐칸에 실어다 부린 바깥마당
합판때기 손도끼로 제긴 노인이 마대 자루에
합판 부스러기를 주워 담는다 톱날로 자른
합판과 각목이 섞인 땔감 몇 단 나무곳간에
들여놓는다 저 세상으로 떠난 부인이 귀마개를
하고 돌아오던 구부렁길 눈이 더디게 녹는
응달을 바라본다 토담 아래 지린내 빠진
오줌독에 소변을 본다 미적거리다 쫓아갈
기회를 놓친 당신 거기서 잘 지내는가 족제비
귀마개를 한 노인이 골방 아궁이 안으로
조각난 합판을 집어넣는다 굴이 잘 들지 않는 아궁이
접착제 냄새 연기가 회벽과 서까래를 문지른다
비닐과 천쪼가리 깃털과 지푸라기를 문 맹매기집
병목에 바람이 찬다 마시다 만 소주를 따른다
살얼음이 낀 김치쪼가리 오물거려 허공 저편
낮달에게로 입을 벌려본다
*귀제비의 충청 방언.

이윤학 ㅣ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짙은 백야』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