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박형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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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전시장의 두 마리 말
어둠 속에 두 말이 나란히 서 있다.
낮의 밝음 속에서 그들은
단순히 철사 모형에 불과했으리.
빛이 내부에 들어오자,
그들은 다정하게 서로의 목에
얼굴을 부빌 것만 같다.
야외 전시회장에서 빵처럼 환하게 부푸는
불빛을 품고
그들은 금방이라도 먼 길을 떠날 듯하다.
자신들만의 나라를 세울 듯이
벌써 발굽이 설레고 있다.
어둠 속에서 찬란히 하늘로 오르는
두 마리의 말이 서로의 내부에 빛나는
불빛을 바라보며 꿈을 꾼다.
어둠을 배경으로 한 뒷모습은 어둡지만
서로의 눈을 꿈의 구멍인 양 바라본다.

박형준 ㅣ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 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있다』 『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불탄 집』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