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김한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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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받는 사람
박카스 병을 따면서 통 웃지 않으시네요, 라고 했다 한때 얼굴이 걸렸던 벽에 기대 웅크린 때가 많았지 박힌 못을 빼지 않고 왔는데, 뚜껑을 돌리며 생각한다 우리는 조사를 해야 되거든요 혼자 계시니까, 가족이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 주소는 혼자시잖아요, 박카스, 박카스 뚜껑의 끝은 왜 갈라지는가 그 전에는 뭘 하셨어요? 조사하는 것과 궁금한 것 사이에서 마시지 않은 박카스 병이 있다 이러고 그러고 있습니다 얼굴이 걸렸던 대못이 떠오른다 질문이 막히는 순간에는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묻지 않고 대답이 없는 시간이 지나간다 말이 적히고 적히는 말을 볼 수 없다 무슨 말을 했죠?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것과 물어봐야 할 것의 차이를 알고 싶습니다만, 언젠가는 벽에 걸려 있던 얼굴이 떨어진다 못이 박혔나 보군요 말을 하지 않아도 분류된다 파일 속에서 구겨진다 궁금하지 않은 방문이 지나가고 박카스 병이 남아 있다 닫힌 문 앞에 따버린 병뚜껑의 끝이 갈라져 있다

김한규 ㅣ
201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9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