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저자 | 이선식 | ||
|---|---|---|---|
가난
당신 생각이 저렇게 두서없이 흩날려도 되는 것일까?
속절없이 또 눈발은 날리고
산골 버스에서 내린 한 낯선 여인이 눈길을 걸어가네
한겨울 산간벽지에 손님이 찾아오는 일은 부귀영화보다 따사로운 호사
가난이 어찌 배고픔뿐이랴
나는 먼데 사람이 궁금해 손바닥으로 눈을 받아 눈점[卜]을 쳐본다
손바닥에서 녹은 눈이 방울지면 그도 나를 생각하는 거라는 속설
가진 거라곤 적막뿐인 집에 산까마귀들이 내려와 왼종일 부산을 떨다 갔다
이내 뱀처럼 긴 밤이 와서 차갑게 식은 나를 삼키고 오래오래 뒤척일 것이다

이선식 ㅣ
199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시간의 목축』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