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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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희성 

새벽밥

 

 

충무로 사색기 인쇄소 골목

일방통행 갓길에 비켜서서

도회지의 허기가 밥때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 과부와 산(山)만한 아들이

날치알을 비벼 주먹밥을 내주는 골목집

문이 열리자 목숨 같은 훈기가

비린 바다처럼 밀려나왔다.

 

어묵 한 그릇 진밥에도 이가 시리다

껍질을 벗을 때가 되었나보다

근력이 떨어진 인쇄공과 겸상을 물리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아나키스트 평전

십일 포인트 무게로 말라가는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의

마디진 생을 말아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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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복권방으로 몰려가는 서슬에

길비둘기들이 눈발처럼 날아올랐고

이 해묵은 도시의 시장이 나와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화술로

시민중심 행복도시를 팔고 있다

 

밤새 바다는 안녕히 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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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ㅣ

1993년 《현대시》 등단. 시집 『지금도 짝사랑』 등이 있음.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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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시인의 사회 2019년 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