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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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필애 

환하고, 쓸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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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목은 쇄골이 녹아내려 길다

2년에 3줄씩 다섯 살 때부터 친친감은

금속링은 카렌족 여인의 나이테다

 

조악한 기념품처럼

황동구리 줄기에 얼굴을 얹어놓고

시든 쟈스민꽃처럼 웃는 그녀는 열여섯이다

 

여러 빛깔의 외지인들과

사진을 찍거나

베틀에 앉아 철커덕 북을 지를 때면

긴 목은 환하고도 쓸쓸하다

 

죽어야 벗을 수 있는 굴레

살아 딱 한 번 벗을 기회는 부정(不貞)

 

나는 오늘밤 그녀가

물기향기 가득한 꽃이 되어

무거운 링을 벗고

멀리멀리 산을 넘기를 바란다

 

그녀 손을 잡은 내 손이 바르르 떨린다

꼭 쥔 바트화가 축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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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애 ㅣ

199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빈 가슴으로 바람의 잔을 마신다』, 『홍도에서 물들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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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시인의 사회 2019년 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