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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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시하 
  저지대



   비 오기 전에는
   낮은 바람이 불어왔다
   생을 가로지르며
 
   슬픔을 무찌르는 로맨스를
   믿은 적도 있다
   어떤 감정도
   목숨보다 절실하지는 않은데
   사랑
   던져야 할 것들이 많아서
   높고 아름다운 것
   빛에 눈이 멀기 전에
   습기에
   이끌려 내려왔다
   낮은 지대에서
   사랑
   하는 것이 더 좋았다
   끈끈하고 더러웠기에
   던져버릴 수 있는 것도 더는 없었기에
 
   알몸으로 돌아갔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고통의 옷을
   입으려고 했다







 

 

 

 

 

 

 

신작시(박시하).jpeg

박시하 ㅣ
2008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눈사람의 사회』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