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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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정인 
  화병의 둘레



   불어난다, 물결친다, 범람한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둘레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장미는 어디서 오나 노래가 오고 노래는 넘쳐서 아물 새가 없지만 그래도
   넘치는 노래 당신도 노래를 보태러 왔다 울먹이는 둘레
 
   허공이 불어난다, 물결친다, 구름이 몰려오는
   오늘, 배달된 장미는 귓불 붉은 어린구름으로 빚었다
 
   구름의 낱장들이 희미하게 찢어지며 배열을 이루는 이 일은
   쓸쓸이라는 언저리가 생기는 일 울먹이지 마, 꽃잎으로 분류된
   찢어진 구름아, 찢어진 공기야
 
   공기가 너풀너풀 기침을 하네 분홍 목구멍에서 비린내가 풍기네
   서둘러 집을 그려줘야지
 
   한 다발 허공을 꺾어 누가 흰 사기 봉분에 꽂았나, 3일간 치르는 창백한 밀월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들의 조문이 하염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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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인 ㅣ
1998년 《창비》 등단. 시집 『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 『장미의 내용』,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9월